목차


Intro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조금 일을 하다가 미국에서 2020년부터 컴퓨터공학 석사 과정을 시작한 학생입니다. 제 어플리케이션을 준비하면서 얻은 정보들, 올해 지원과정에서 주변 친구들을 도와주며 알게 된 정보들을 알리고자 포스트를 작성하게 되었습니다.

석사 합격 소식을 알린 후 주변에서 많은 질문을 받았습니다. 아직 갈 길이 멀어 석사 합격했다고 헬렐레 글을 써도 되나 고민을 많이 했지만 다음의 이유에서 글을 쓰기로 결심했습니다.

  1. 박사 과정이 아닌 석사 과정 지원에 대한 정보를 찾기가 힘들었습니다.
  2. 합격 후 비슷한 내용의 질문을 많이 받았고, 한 곳에 정리해 두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서는 생각나는 내용이 있을 때마다 틈틈이 업데이트 하겠습니다. 추가 질문이나 또는 틀린 정보가 있다면 ismkaleidoscope@지메일 또는 댓글로 알려주세요. 개인 지원 서류 검토 요청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

👩‍💻 자기소개

저는 학부에서 경제학, 정보문화학(주전공)과 컴퓨터공학(부전공)을 공부했습니다. 학부에서는 융합학문이자 컴퓨터공학의 한 분과인 HCI(인간컴퓨터상호작용)라는 분야를 연구했습니다. 졸업하고 기획자로 일하며 취미로 딥러닝을 공부하다가, 우연히 사이드 프로젝트가 컨퍼런스 워크샵에 억셉된 후 직업으로 개발자를 해보고 싶어져 석사 진학을 결심했습니다.

석사는 11개 학교 14개 프로그램에 지원을 준비했습니다. 그 중 5개 프로그램에 합격했습니다. 고민하다가 이 중 Stanford에 진학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목록은 지원시기 순)

학비의 경우 부끄럽지만 부모님 손을 빌리고 있어요. 다행히 국비유학 장학금을 받게 되어 부담을 많이 덜었습니다.

📓 필수 자료

각 섹션에서 제가 참고한 자료의 링크를 걸어두었지만, 모든 섹션에서 참고했기 때문에 굳이 언급하지 않은 자료가 있습니다. 혹시 미국 대학원 진학 과정이 아직 생소하시다면, 이 자료를 먼저 읽고 오시기를 추천드립니다.

바로 이미 석박사 지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너무 유명한 👉이민아님의 블로그👈입니다. 👉👈으로도 읽을 수 있는데 책이 조금 더 자세합니다. 다른 방법들보다 이 책 한 권을 으시는 것이 여러모로 지원 과정에서 시간을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박사과정 지원 중심이지만 많은 내용이 석사과정에도 해당됩니다. 무엇보다 박사 과정 준비만큼 공을 들인 어플리케이션 패킷(packet)이 석사 과정을 뚫지 못할 이유가 없고요.

사실 여기 적은 내용들은 이 책의 내용을 석사과정 지원에 적용할 때 각론의 모음에 가깝습니다 😅

🙏 Disclaimer

  1. 글의 모든 내용은 제 개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두고 있습니다. 합격한 패턴이 조금 독특해서, 솔직히 아직 붙은 곳에 왜 붙었는지, 떨어진 곳에서 왜 떨어졌는지 잘 모르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래 제가 말씀드린 내용은 비판적인 태도로 유용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만 골라서 받아들이시기를 추천드립니다.
  2. 코로나로 많은 대학의 지원 과정 및 서류가 바뀌었다고 들었습니다. 각 대학마다 가장 최신 안내사항을 꼭 확인해 주세요.
  3. 미국대학은 각 프로그램마다 지원과정과 요구사항이 천차만별입니다. 반드시 각 대학의 지원 필수사항 홈페이지를 다시 한 번 각각 확인해 주세요.

미국 컴퓨터공학 석사 지원 개론

📅 타임라인

이듬해 가을에 프로그램에 입학한다면, 원서는 올해 11월부터 이듬해 3월 사이에 넣게 됩니다. 지원 준비는 이르면 1월부터, 늦으면 6-7월부터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에도 가능하지만 11-12월에 원서를 넣기 위해서는 GRE 준비와 SOP 작성을 동시에 진행해야 하는데, 체력적으로 매우 힘들 수 있습니다.

저는 이 블로그의 타임라인을 참고했습니다. 저는 GRE와 iBT 점수가 원래 있었고 직장일을 하느라 조금 늦게 시작했지만, 그대로 따라가는 게 좋은 것 같아요.

박사 과정과 석사 과정 지원의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석사 프로그램들 지원 시기가 훨씬 다양하다는 것입니다. 앞서 말씀 드린 것처럼 학교에 따라 11월에서 3월까지 데드라인이 정말 다른데요, 오랜 시간 스케줄을 놓치지 않고 따라가야 하기 때문에 일정을 잘 챙기는 게 매우 중요합니다.

달력에 표시해보니 보통 학교들의 데드라인은 다음과 같은 날짜들에 모여 있더라구요. 그래서 저는 시기별로 학교를 묶어 해당하는 가장 이른 날짜에 모든 학교를 지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프로그램 선택

미국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은 현재 대부분 논문을 쓰지 않는 professional degree(terminal degree)입니다. 분야마다 대체적인 석사 프로그램의 성격이 다른데요, 컴퓨터공학의 경우 워낙 수요가 많다 보니 프로그램들이 대형화, 상업화 된 경향이 있습니다.

또 학교 프로그램들이 워낙 달라서 복병이 많습니다. 예를 들어 요즘 좋은 ML 연구를 하는 학교는 많지만, 제가 원하던 석사 프로그램이 아니었기에 지원 못한 학교도 많았어요 😢. 또 300명씩 받아 야간 과정을 운영하는 상업적 프로그램부터 열댓 명만 받아 준박사과정생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까지 운영 방식이 다양합니다.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는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어떤 학교를 선택하고 어떤 학교를 거를 것인지 기준을 잘 세워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아래에는 프로그램을 정할 때 고려해봄직 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Professional vs Academic Degree

프로그램을 고를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항목입니다. 공식적인 분류라기보다는 학위 과정들의 성격이 대강 두 갈래로 갈라지는구나,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대학 홈페이지에 가도 이 과정은 professional(terminal)이다, academic이다 말해주지는 않습니다 😅. 하지만 두 종류 학위 과정들이 서로 너무 다른 지향점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중한 지원비와 학비를 위해서는 개별 프로그램이 어디에 속하는지 가늠해 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는 인더스트리가 좋아 졸업 후 취업을 하고 싶었기 때문에 professional degree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알아보았습니다.

Professional degree는 말 그대로 취업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한 프로그램입니다. Terminal degree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컴퓨터공학의 경우 Phd 프로그램을 밟고 싶은 분들, 업계에서 리서치 포지션을 잡고 싶은 분들이 아니시라면 사실 professional degree를 밟는 경우가 일반적이에요.

Academic degree는 학교가 거의 박사과정생을 지도하듯이 교수를 붙이고 학문적으로 트레이닝을 시키는 과정입니다.

MS(Master of Science) vs MEng(Master of Engineering)

프로그램 세부 내용을 잘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 같은 경우 MEng에는 지원하지 않았어요. 제가 고려헀던 MEng 프로그램들은 다음과 같은 특징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기간

크게 1) 1-1.5년, 2) 1.5-2.5년 두 가지가 있는 것 같습니다. 조사하면서 본 바로는 MIS, MHCI, MEng 과정들이 짧은 편인 것 같았습니다. (예: 버클리 MEng)

1년 과정을 고려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간에 인턴십을 나갈 수 없고, 졸업하자마자 풀타임으로 취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비자 정책 상 미국 내 풀타임 학생으로 1년을 체류해야 인턴십 근무 자격(CPT)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인데요.

저는 1년 내에 현지 적응, 취업, 공부까지 다 하기 힘들 것 같아 1.5-2.5년짜리를 중심으로 지원했어요. 또 풀타임 마켓이 훨씬 빡센 미국의 특성 상 제가 곧바로 풀타임 신입으로 취직하기는 아무래도 힘들겠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미국으로 경력직 이직을 하시는 경우 풀타임으로 취직하는 데 실력에 큰 무리가 없고, 학위를 오래 밟을 이유가 없기에 1년짜리 프로그램을 잘 활용하시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파트타임 vs 풀타임

위에서 말씀드린 1-1.5년 과정 중 많은 곳은 야간 과정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선택할 때 조심해야 합니다. 저는 전일로 (낮에) 공부하기를 원했기 때문에 학위 소개에 “야간 수업이 많아 접근성이 우수하다”는 말이 있으면 제외했습니다.

참고로 비자 정책 상 외국인은 들어가서 바로 근무를 시작할 수 없기 때문에, 파트타임이어도 학생비자로 외부 회사에서 돈을 벌면서 학위를 딸 수는 없습니다.

온라인 vs 오프라인

요즘 많은 학교들이 온라인 MSCS 과정을 제공합니다. 가장 유명한 프로그램은 조지아텍(Georgia Tech)인 것 같아요. 조지아텍은 온라인 과정, 오프라인 과정 두 가지를 지원하고 온라인 석사는 OMSCS라고 부릅니다 (저는 오프라인에 지원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하시는 것 같더라구요! 비자를 스폰서 해주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두 종류가 장단점이 있지만, 오프라인 학위를 따고 미국에서 체류하기를 원하는 데 모르고 온라인 과정에 지원하면 난감하겠지요. 학위 이름이 MSCS인데도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학교들이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 (예: 유덥(UW) MSCS).

지역

사실 합격하고 난 다음 프로그램을 선택할 땐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게되는 사항이지만 지원할 때에는 일단 프로그램이 괜찮다 싶으면 다 지원하게 되더라구요. 저는 서부로 오기를 원해서 어떻게든 서부 대학을 최대한 넣어보려 했습니다.

덧. AI/ML 대학원

AI/ML 분야를 생각하는 분들은 AI 특화로 새로 생긴 기관들도 살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캐나다 MILA는 좋은 연구도 많이 하고, 석사도 꽤 뽑습니다. 저는 지원기간을 놓쳐 지원하지 못했어요.

🎸 석사과정 관련 받았던 기타 질문들

Q) 어떤 서류들이 필요한가요?

크게는 이력서(CV), SOP, Personal Statement, 추천서, 학교별 지원 페이지의 질문 답변이 필요합니다. 각 항목별 일반론은 (영업 멘트 같지만) 민아님 블로그를 다시 한 번 추천해 봅니다.

Q) 유명한 대학들에 MSCS 과정이 없어요! 어디 있는 거죠?

생각보다 컴퓨터공학 석사과정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있더라구요. 학부가 이미 펀딩이 충분하고, 교수 인력이 조금 부족한 상황이라면 학석사 통합과정과 박사과정만 운영하는 경우도 많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MIT는 외부 사람들이 지원할 수 있는 MSCS 과정이 없었던 것 같아요.

Q) 석사도 인터뷰를 봐야 하나요?

석사 과정은 대부분 인터뷰가 없습니다. 야호! 다행이죠. 컴공 석사과정은 한 해 1,000-2,000명씩 지원하기 때문에 사실상 인터뷰가 불가능하다고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Columbia Univeristy의 경우 예외적으로 1-2월에 일방향 비디오 인터뷰 오퍼를 보냅니다. 토플 스피킹처럼 문제가 있으면 생각할 시간을 가진 뒤 동영상을 녹화해 보내는 것이고, 영어 실력 확인이 주요한 목적이라고 들었습니다.

Q) 석사도 교수님을 컨택해야 하나요?

저는 컨택하지 않았어요. 석사 과정은 교수 컨택이 필요없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교수님들은 박사과정 지원생 이메일을 볼 시간도 없으시니까요.

학교마다 다르지만, 석사과정생은 보통 학과 차원에서 선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교수님이 어드미션에 관여할 가능성이 적습니다. 교수님들 홈페이지에 가면 “석사 과정생은 내가 관여하지 않으니 메일 보내지 말아라. 합격한 다음에 메일 하면 흔쾌히 답해주겠다” 라고 적혀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Q) 석사 과정도 추천서가 필요한가요?

네! 석사 과정도 한 학교 당 2-3장의 추천서가 필요합니다. 이 점은 박사와 비슷합니다. 직장 상사의 추천서를 받아주는 곳도 있지만 아카데믹 필드에 있는 박사 학위 소지자의 추천서를 가장 선호하는 것 같습니다.

Q) 꼭 논문을 쓴 적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나요?

아니요. 저는 논문 실적이 있어서 연구경험을 최대한 강조해서 지원서를 작성했지만, 와서보니 인더스트리 경험만 있는 학생들도 많았습니다. 어차피 많은 프로그램이 professional degree이기 때문에 논문 실적이 있으면 돋보일 수는 있어도, 필수사항은 아닌 것 같았어요. 어느 쪽이든 강점이 있는 경험이 있으시다면, 그 경험들을 최대한 살려서 CV, SOP, 지원서를 작성하시면 충분히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프로그램 고르기

어떤 프로그램이 나에게 맞을지는 위에서 말씀드린 기준들과 개인적 선호를 참고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기서는 실제 프로그램들을 조사할 때 팁을 적어보았습니다.

🔍 프로그램 찾기

프로그램을 찾는 가장 좋은 방법은 평소에 관심 가는 분야의 논문을 많이 읽고, 재미있어 보이는 논문에서 자주 눈에 밟혔던 학교에 지원하는 것입니다.

위 방법이 일종의 top-down 방식이라면, 랭킹 목록에서 학교를 쭉 훑는 bottom-up 방식도 있습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대학 랭킹이지만, 지원하는 과정에서 완전히 안 보기는 힘들죠. 저는 US News 랭킹보다는 csrankings.com이 믿을 만 하다고 생각해 제가 관심 있는 세부 분야들을 넣고 검색해 보았습니다.

이렇게 학교 이름들을 몇 개 추렸다면, 해당 학교에서 컴퓨터공학 및 인접학문에서 어떤 프로그램을 제공하는지 키워드를 바꾸어가며 검색하면 됩니다.

📚 마음에 드는 프로그램이 있다면

지원하고자 하는 프로그램을 추린 후에는 다시 한 번 해당 학교 홈페이지들을 쭉 훑으며 미리 몇 가지를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봐야 하는 학교가 너무 많아서 나중엔 하나도 기억이 안 나고 다시 들어가서 확인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어가더라구요 😢 학교 별로 스프레드 시트 등을 활용하여 다음의 사항을 정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달력 외에도 저는 아래와 같은 에버노트 템플릿을 저장해 두고 활용했습니다.

대학교별 정보 정리 예시


GRE, iBT

영어 점수에 대해서는 크게 말씀드리기 어려울 것 같아요 😭. 오래오래 전 HCI 박사 유학을 생각할 때 따놓은 GRE 점수가 있었고 (입학 후 바로 GRE가 만료되었습니다..), 영어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 iBT는 시험 전 유튜브를 보며 스피킹만 준비했습니다. 무엇보다 인문사회계 박사 준비생이라면 열심히 준비해야겠지만 공학 석사는 점수가 특히 높아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혹시 도움이 되실까 하여 기억나는 몇 가지만 적어보았습니다.

💡 코로나 시대 이후 많은 학교들이 GRE/iBT를 선택사항으로 전환했다고 합니다.

📘 GRE (168/170/4.0)

저는 박사과정 진학을 생각하던 2016년 독학을 해 GRE 점수를 따두었습니다. Quant는 문제집 한 권을 풀었고, Verbal은 공식 문제집, 케플란 등 영어 출판사에서 나온 문제집들을 많이 풀었습니다. 웹에서 풀어보는 경험도 필요한 것 같아 마구쉬(Magoosh)라는 사이트에서 추가로 문제를 풀었습니다. 우리나라도 모의고사 문제집이 평가원 문제 퀄리티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처럼, 실제 문제와 품질 차이는 좀 있지만 그래도 풀 만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어느 정도 영어 실력이 되는 분들이라면 단어를 외우는 게 점수 상승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문법이나 문장구조는 대학교 때 영어 교과서와 비슷한데 “직시하다”, “괄시하다” 같이 어려운 단어들이 많아 어렵더라구요. 구글/고해커스/해커스학원에서 구할 수 있는 “거만어(거의 만점 어휘)” 파일을 추천합니다.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은, Quant 영역도 꼭 준비해서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고 문제집 한 번 풀고, 헷갈리는 중학교 수학 내용을 한 번 더 정리해 보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Verbal만 준비해서 갔다가 Quant 때문에 다시 시험 보시는 분들도 많이 보았는데요, 그러지 마시고 마지막에 꼭 Quant도 준비해서 가시면 좋겠습니다. 복습만 한 번 하면 한국인들은 쉽게 좋은 점수를 내는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 학원이 도움이 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 라이팅을 준비하려고 해x스에 한 번 가봤는데 제가 낸 라이팅 에세이에 2점을 주더라구요. 선생님이 원하는 phrase만 써야 했고, 그 phrase가 그렇게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이 들지 않았습니다. 두 번 가고 그만뒀는데 제가 라이팅 점수가 높은 편은 아니라서.. 자신있게 비추할 수 없네요.. 학원을 계속 다녀야 했던 걸까요..

📗 iBT (L30/R30/S27/W26)

iBT는 준비 과정보다 목표하셔야 하는 점수를 정리해 드리는 게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iBT를 보기 전 기억하면 좋은 숫자가 몇 개 있는데요.


CV

✔ CV와 레주메의 차이점

저는 처음에 두 개가 무엇이 다른지 몰라 많이 헷갈렸는데요. 사실 두 문서 모두 경력을 정리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합니다. 한국에서는 “이력서”에 대응되는 영어 단어로 둘을 섞어서 쓰기도 하구요. 하지만 미국에서는 두 문서가 사용되는 맥락이 조금 다릅니다. 석사 과정지원에는 보통 짧은 버전의 CV를 사용합니다 👀

CV(Curriculum Vitae)

Resume

🏃‍♀️ 작성팁

CV 작성 관련해서는 워낙 좋은 자료들이 많아, 같은 내용은 반복할 필요가 없을 것 같아요. 그 외 준비하며 느꼈던 아주 소소한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SOP

⚠️ 🙏 혹시 모를 표절 이슈를 막기 위해 SOP 파일은 공유하고 있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제 SOP는 지원 과정에서도 혹평을 많이 들어서 아마 도움 안 되실 거예요..

기본적인 내용은 이민아님 책을 다시 한 번 추천해 봅니다.. 😅 don’t reinvent the wheel

아직도 SOP는 무엇이 정답인지 정말 모르겠어요. 저는 다만 석사 지원자 SOP는 정말 대충 본다는 루머를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한 해 MSCS에 수백, 수천 명이 지원하며, 해마다 정말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는 걸 읽었는데요. 이런 상황에서 SOP를 꼼꼼히 읽어보기는 어려울 거라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이후 받은 합격메일에서도 CMU MSCS에 그 해 이천 명 가량이 지원했다고 되어 있었어요)

저는 그래서 석박사 채점 알바생이 대충 본 다음에 “음, 좀 있어보이는 지원자군. 오키 4점 만점에 3점.”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게 하는 걸 목표로 했어요. 최대한 두괄식으로 뽑고, 구체적인 이름들을 강조해 있어보이게 하고, 읽기 쉽게 적었습니다.

🗺 참고했던 자료

SOP라는 생소한 포맷을 접근하는 데 도움을 준 자료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Personal History Statement / Diversity Statement

처음에 가장 개념을 잡기 어려웠던 문서였습니다. 대학마다 표현하는 방식도, 요구하는 항목도 조금씩 달랐기 때문인데요.

최종적으로 저는 “어려움을 극복한 과정이 있다면 이를 기록하고, 본인의 경험/정체성이 우리 학문적 커뮤니티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서술하라”는 글로 이해했습니다. 소수자로서 정체성이나,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어떤 부분으로든 삶의 어려움을 극복한 ‘인간으로서의’ 스스로를 강조하고, 그러한 본인이 이 대학에 합류함으로써 학문 공동체에 어떤 기여를 할 수 있는지 잘 설명하면 되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여기서 어려움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technical challenge)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어요. 일 또는 엔지니어링과 관련된 부분은 SOP에서 서술하면 됩니다.

풀브대장님 설명에 따르면 이 글의 주요 목적은 장학금 지급이라고 하네요.

저는 테크분야 여성으로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대학 내에서 어떤 활동을 했는지, 그리고 앞으로 진학하는 프로그램에서 어떤 부분을 배워 어떻게 학계/사회에 환원하고 싶은지 적었습니다.

🗺 참고했던 자료


추천서

스스로 쓰는 문서가 아니라서 심적 부담이 가장 컸던 것 같습니다. 어떤 교수님들께 받을지 고민하고, 부탁드리고, 모든 추천서를 실제로 제출해주실 때까지 항상 마음 졸였던 기억이 나네요.

추천서는 오랫동안 쓰인 실용 문서기 때문에, 나름의 형식과 단어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이메일로 추천서를 보내기 때문에 거의 필요가 없지만, 이전의 전통 때문에 아직도 학교 주소들을 편지 상하단에 넣고는 하죠. 교수님들의 고통을 덜어드리기 위해 지원자도 어느 정도 추천서라는 문서 양식에 대해서 이해하고 있으면 좋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검색을 통해 academic recommendation letter 몇 개 읽어보는 걸 추천드려요.

👩‍🏫 추천인 선정

대부분 학교가 3장의 추천서를 요구합니다. 하지만 추천인은 네 분 이상 모시는 것이 좋은데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추천인 당 작성 학교 수를 줄여 추천인 분들의 부담 경감
  2. 추천 학교 개수를 제한하는 분이 있을 수 있음
  3. 불의의 사건에 대비
  4. 강조해 주실 수 있는 부분이 다르다면 프로그램별로 서로 다른 분께 부탁드리면 좋음

직장 상사께 받는 것도 가능하지만 많은 학교들이 박사학위 소지자 또는 학문적 지도교수의 추천서를 선호합니다. 특히 해당 학교를 졸업한 사람의 추천서가 강력하다고 들었어요.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가장 잘 알고, 진심으로 추천서를 써주실 수 있는 분께 받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타임라인

추천서 타임라인도 민아님 블로그를 따라갔습니다. 추천서를 부탁드리는 건 너무 이른 게 너무 늦은 것보다 언제나 나은 것 같아요.

다만 한 가지 차이점을 둔 게 있는데요.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저는 시기마다 가장 이른 데드라인을 기준으로 해당 시기의 모든 학교를 지원했기 때문에 추천서도 모두 각 시기별 가장 이른 날을 골라 그때로 안내 드렸습니다. 추천서를 써주시는 교수님들도 개별 날짜들을 기억하시는 것보다는 추천서 주셔야 하는 학교들을 한꺼번에 날 잡아서 넣으시는 게 덜 귀찮으실 거라 생각했어요. 저는 1, 2차 시기에 지원했으니 교수님들께서는 두 번 추천서 무더기(?)를 제출하셨다고 할 수 있겠네요.

🤖 리마인더, 리마인더 리마인더

추천서는 교수님이 쓰시는 것이지만, 지원자가 할 수 있고 꼭 해야 하는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리마인더 잘 드리기인데요. 대부분 너무 바쁘셔서 열심히 리마인더를 드려도 데드라인 일주일 전 ~ 하루 전에 작성을 시작하시더라구요. 주변에서 제시간에 못 받는 경우도 종종 보았습니다.

저는 1차 학교들 지원 시기 때는 한 달 전부터 열심히, 그 후 2차 학교 때에는 조금 주기를 낮추어 리마인더를 드렸습니다. 1차 학교 때는 한 달 전, 2주 전, 1주 전, 3일 전, 2일 전, 1일 전에 리마인더 드렸어요. 그래도 아슬아슬하게 받을 때가 많았습니다 😅

처음에는 리마인더 보내 드리기가 눈치 보이고 죄송하더라구요. 하지만 교수님들이 얼마나 바쁘신지 직접 보고, 주변의 몇몇 괴담을 들은 뒤에는 리마인더를 보내는 것이 방해가 아니라 추천인이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도록 돕고, 혹시 모를 불상사를 방지해 서로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의무라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 추천인께 드려야 하는 서류


덧1. 원과정에서 할 수 있는 실수 모음

🤦‍♀️ feat. 저도 이런 건 안 할 거라 생각했어요

지원과정을 뒤돌아 보면 오싹한 실수가 정말 많았더라구요. 어떻게 아냐구요? 저(와 제 지인들)도 알고 싶지 않았습니다..

Application 페이지

GRE, iBT

SOP

Personal Statement

추천서

추가 서류

✅ 실수 방지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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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2. 석사 어드미션은 공장식

저는 석사 선발과정이 박사 과정 선발고 같이 ‘빡세지’ 않다는 가정 하에 석사 지원을 준비했습니다. 두 가지 이유에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1) 스탠포드 어드미션 커미티에 대한 이 글
이 글은 오래된 글이지만, 꽤나 구체적으로 어드미션 커미티가 작동하는 방식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컴공 석사과정 지원자가 해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보다 더 공장식이 됐으면 됐지, 더 정성스럽게 볼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Academic degree 선발과정은 다를 수 있습니다.

2) 주변 사람들의 증언
유수 대학의 석박사 과정에 진학한 친구들이 해준 이야기는 위 글과 일치했습니다. 학생이 지원서류를 채점한다거나, SOP보다는 CV와 정량적인 지표로 주로 결정이 되고, CV는 정말로 6초 이상 들여서 채점하지 않는다는 등 여러 가지 괴담 같은 증언을 많이 들었습니다. “석사 어드미션은 x판이야”

결론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퇴근 후 시간을 내기가 참 어려웠습니다. 일하기도 바쁘고 야근이 없는 것도 아닌데, 언제 그렇게 빡세게 지원자료를 만들 수 있을지 막막했습니다. 지원하는 동안 자기계발과 개발 공부를 멈출 수도 없었구요. 그래서 어플리케이션 패킷을 다듬을 때 가성비를 기준으로 적당히 좋은 점수를 얻을 수 있는 법한 곳에 배분했습니다 (예: SOP는 무난하게, CV에서 추가 점수를).

이것 때문에 붙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던 학교들에 많이 떨어졌나 싶기도 하지만, 어쨌든 가장 오고 싶었던 학교에 붙었으니 괜찮은 전략이었다고 생각하려 합니다. 준비하시는 과정에서 바쁘실 텐데요, 시간을 분배하실 때 참고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마치며

석사 어플라이 준비를 하는 동안 참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자잘하게 준비해야 할 게 많아서 그런지 줄이고 줄여도 은근히 공이 많이 들어가더라고요.

외국에 나오니 한국에서 소중한 사람들과 보낼 수 있었던, 지원서를 준비하던 마지막 몇 개월이 더 귀중하게 느껴집니다. 지원 서류를 준비하고 계신 분 모두 끝까지 너무 힘들지 않으시기를, 이 글이 조금이라도 지원 과정에서 시간을 아껴드려 한국에서 보낼 수 있는 귀한 시간 행복하게 보내시다 오시기를 기원합니다 🙏

마지막으로, 혹시 지금 지원을 고려하고 계시다면 너무 두려워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잘해내실 수 있다고 믿어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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